카테고리 없음

나는 왜 블로그를 하지 못할까.

yisj 2023. 10. 16. 11:47

나는 본래 정리를 하는 성격의 사람이 아니다. 집안도 너저분하고, 집안 만큼이나 내 머릿속도 너저분하다. 그래서 나의 학생들에게는 블로그를 만들어서 정리를 해 보라고 조언을 많이 했지만, 정작 나 자신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내가 정리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귀찮기 때문이기도 하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실 나는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공유하는 것에 미숙하다. 나는 내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꺼린다.

나는 사회성도 부족하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선뜻 다다가는 사람이 아니다. 마음은 있지만 선물을 보내거나 인사를 하는 것에도 고민고민을 하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단적인 예가 이번 추석에도 교수님께 명절 인사를 하지 못했다. 다음 설에는 명절 인사를 보내봐야지.. 하고 포기했다. 걱정이 많다. 교수님은 분명 바쁘실 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혼자서 포기하고 만다.

나는 그냥 그런 사람이다. 내향적이라서 생각은 많지만 생각은 정리되지 않는다.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극도로 개인적이고 이기적이다. 게다가 귀찮음을 쉽게 느낀다. 이런 사람이 과연 블로그를 할 수 있을까?